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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온라인 인연 '우유양'님께 선물받아 자랑 中 그놈의 사생활

온라인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에게 선물을 받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선물을 받는 건 태어나서 처음인데요.

앞으로도 이런 일은 없으리라 생각해요. :D


세심하게 이것저것 잔뜩 챙겨주셔서 감동했어요-

알로에캔디는 목이 컬컬하신 어머님과 나눠 먹기로 했고,

로션은 지금도 발랐답니다.

홍삼원액은 몸이 허할때 하나씩 먹어줄께요.


감사합니다, 우유양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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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과의 첫만남#1::내 목적지는 항상 네 등 뒤 그놈의 사생활


매일매일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려 노력 中




바람돌이#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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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과의 첫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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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_ 난 예쁜 분 앞에서는 버벅이지만, 매력적인 분 앞에서는 버벅이며 재채기를 한다. 바람돌이 I군의 생일날, 바람돌이 사촌이 감히 모시고 온 여신을 앞에 두고 난 계속 버벅이며 재채기를 했다. 근데 정말 웃기는 건 바람돌이도 내 옆에서 같이 버벅였다. 나쁜 자식. 오후 10시 44분 

바람돌이 생일잔치는 잠실 L백화점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성대하게 치뤄졌다.
생일잔치를 피하고 싶어 그렇게 야근을 바랐건만- 야근마저 날 도와주지 않아 약속시간보다 일찍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하지만, 굉장히 놀랍게도 생일파티 자리는 거의 만석이었다. 
"어라, 다들 이렇게 한가해도 되는거야?"

바람돌이의 '한가한' 절친그룹은 모두 고교동창생들로 서로 부담없이 씹을 수 있는 흉악한(사투리로- 숭악한) 관계이다.
과묵한 바람돌이와 수줍은 낭만소년은 주로 당하는 쪽이고,
'거참 말 많은' 뚫린 입과 '쉬운 남자'인 나는 주로 나불대는 쪽이다.
그리고 별명조차 출연하지 못하는 고만고만한 녀석들은 흐름에 따라 이리 붙고 저리 붙어 주신다.

바람돌이 친척그룹은 한두번 안면이 있지만, 이름 따위는 한 번 듣고 바로 잊어버려도 되는- 바람돌이 사촌들로 이뤄져있다.
모두 우리 또래이긴 해도 한 두살씩 어리기에 우리끼리 과감히 별명을 지어주었다.
멀뚱(멀뚱), 팔긴(놈), 이마에(점, 강마에 패러디), 10:0(가르마, 십대영 대신 씹때라고 부르기도 한다), '쌩'(머리)여(사, 쌩유라고 부르기도 한다), 돋보(기안경, '돋보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친척그룹의 경우, 우리의 존함을 함부로 부를 수 없기 때문에- (정말?) 우리 별명을 부를 수 있게 허하였다.
내 경우는, "쉬운형" 내지는 "쉬운오빠"로 불린다.
호칭의 어감이 '썩' 마음에 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바람돌이의 또다른 초대그룹은 여자사람들이다.
바람돌이가 순정파로 '헛소문난' 대학의- 후배들, 종교모임에서 '믿음만' 교류하는 자매님들, 어릴때부터 바람돌이를 추종하던 사이비 신자들-
몇몇은 오래 전부터 안면이 있지만, 대부분의 멤버는 당연하게도 계속 바뀐다.

모두와 인사를 설렁설렁 풀어헤칠 무렵,
바람돌이 사촌 하나가 뉴페이스를 모시러 간다며 일어섰다.
"바람돌이형, '여신' 데리고 올께요."

이미 미니홈피로 '여신'을 본 내가 바람돌이 대신 선뜻 대답했다.
"그래, 살살 모시고 와."

사실 며칠전 바람돌이 가정방문 날-
본의 아니게 바람돌이 어머님과 식사를 하고, 바람돌이 자유이용권을 획득한 바로 그 날-
바람돌이는 미니홈피를 순항하며 사촌동생과 일촌인 '여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바람돌이는 사촌동생에게 종용하여 '여신'을 자기 생일에 초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바람돌이 어깨너머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난 쾌재를 불렀다.
'올레!'
대체 내가 왜 기쁜건데?

'여신'을 모시러 사촌이 나가고,
십여분 정도 산만한 왁자지껄이 슬슬 소강상태로 접어들 무렵-
드.디.어. 여.신.이. 강.림.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문이 열리고-
직원들이 "어서오십시오"를 외칠 무렵, 난 이미 '여신'이 레스토랑에 들어왔음을 짐작했다.

'Oh, my goddess'

'여신'이 우리 테이블 쪽으로 걸어왔다.
(이미 바람돌이 사촌동생 따위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바람돌이도 '여신'이 오는 걸 봤는지, 하던 말을 멈추고 '여신'에게 시선을 던졌다.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바람돌이의 시선을 따라 '여신'을 바라보았다.

"늦어서 죄송해요."
'여신'이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활짝 웃으니, 희고 고른 치아가 드러났다.

"아... 아녜요. 먼 길에 오시느라 힘드셨죠?"
긴장한 바람돌이가 말을 더듬었다.

'여신'은 사촌동생을 제외하고 모두와 초면이었기에, 
간단한 자기소개를 '또박또박' 해주었다.
'어쩜, 여신이 한국말도 잘한다.'

그리고 그 무렵, '여신'과 눈이 마주친 난 재채기를 연달아 두 번 했다.
바람돌이가 돌아가며 간단소개를 할 무렵에도 재채기를 또 한 번 했다.
내 소개를 할 때 '여신'과 눈이 마주치자 재채기를 또 했다.
"만... 만나서 (에취) 아이고, 이런. 만나서 반가워요"

'여신'은 날 보며 웃어주었고,
난 또 한 번 재채기가 올라오는 걸 간신히 참았다.

1차만 하고 도망칠 궁리를 했던 나는-
끝까지 남아 이처럼 재미난 생일잔치는 처음이라며 너스레를 떨어주었다.

그리고 대충 던져주려고 생각했던 바람돌이를 위한 선물 '행커치프'는-
다시 한 번 내 사탕발림에 포장되어 바람돌이의 손에 넘겨졌다.

누군가에게 시선을 받는 것만으로 부르르 몸이 상기되는 기분은-
내 인생- 처음이다.






22_ 어제 만난 여신은 불면증을 극복하고자, 자기 전에 와인을 마신다고 했다. 소믈리에인 절친 '뚫린입'에게 와인상담을 요청했다. 술을 전혀 못하는 내게 와인은 '넘사벽'이다. 와인선물을 하면 한 번 만나줄까. 누군가를 만나고 싶을때 어떻게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오후 11시 7분 

멍한 표정으로 잠시 넋을 잃고 있었다.
어제의 풍경이 끊임없이 머리 속에서 되풀이 되고 있었다.

'여신'은 요즘 불면과 가까이 지낸다고 했다.
'세상을 잠들게 하는 와인'을 여신에게 선물하고픈 마음이 깊은 곳으로부터 치솟아 올라왔다.

양재동 W업체에서 소믈리에로 일하는 뚫린입과 통화를 시도했다.
"한 잔만 마시면 불면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달콤한 와인을 추천해줘."

뚫린입이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네가 마시려고?"
난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한다. 

"아니, 누군가에게 공물로 바칠거야."
다행히, 뚫린입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
바람돌이의 생일날-
다른 남정네들처럼 뚫린입도 한동안 여신을 바라보았지만, 이내 자기 얘기에 몰입하느라 주위를 챙길 여력이 없었을 것이다.

"양재로 오면, 두 병 줄께"
뚫린입은 레드와 화이트 각각 한 병씩 '알 수 없는 이름'의 와인 두 병을 준비해주었다.

"퇴근하는 길에 기필코 들릴께"
뚫린입은 언제나 자신이 줄 수 있는 건 아낌없이 베풀어 준다. 
그리고 그 이상을 받아낸다.

와인이 준비가 되었으니 '여신'에게 득의양양한 문자를 보냈다.
(띄어쓰기 생략) '와인두병분양해줄께요불면의밤을다스려주세요'

문자를 날리고 5분도 채 되지않아 답문이 도착했다.
'마침거의다마셨는데신경써주셔서감사해요'

고맙게도 거의 빈 바닥을 보인 여신의 와인병 덕분에,
당장- 내일- 여신과의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내일, 만나러 갑니다.





23_ “와인 드리려구요” 여신과 드디어 만났다. 쪽지에 빼곡하게 적어둔 '대화거리'가 동날 때쯤, 바람돌이 I군에게 전화가 왔다. “나도 간다” 내 인생에서 결코 마주치고 싶지 않은 경쟁자로 바람돌이가 등장하였다. 술+담배를 못하니, 새우깡이나 한 대 빨아야겠다. 오후 7시 31분 

건대입구역 근방의 F 커피숍에서 약속시간 30분 전부터 기다렸다.
초조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에드가 알렌 포우의 단편소설집을 꺼내 읽었다.
(잘못된 표현 정정 : '읽었다' -> '읽는 척했다')

바람돌이 생일날, 여신과 나눴던 짧은 대화들을 풀어내어 오늘의 대화거리를 추렸다.
부담없이 와인을 건네주기 위해, 
불면과 와인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언급하며 자연스럽게 와인병을 꺼낼 생각이다.

괜히 생색내는 것처럼 보이면 안되니까, 와인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후로는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와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대한 '감정'을 공유할 생각이다.
물론, 나에겐 '심도깊은 서평'을 공유할 만한 능력이 없다.

혼자 영화를 즐겨본다는 여신이기에,
대학시절 틈만 나면 나홀로 심야영화를 즐긴 얘기로 여신의 환심을 1%라도 살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가 넘어가면 커피 한 잔 마실 분량은 흘러가겠지.

이런저런 생각에 멍때리고 있을무렵,
여신이 커피숍으로 들어와 두리번거렸다.

여신은 머리를 왼쪽으로 발랄하게 묶었고,
브라운 계열의 티와 보다 옅은 색의 가디건을 걸쳤다.
체크무늬 짧은 치마에 분홍리본이 달린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한심한 재채기를 침으로 삼켜내며,
손을 흔들어 내 위치를 알려주었다.

"안녕하세요, 오래 기다리셨어요?"
그렇게 바라던 여신과 인간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불면을 얘기하며 와인을 건네고,
화제전환하여 소설과 영화 그리고 뮤지컬과 연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여신은 연극에서 여주인공을 한 경험이 있었고,
홀로 영화를 보듯, 공연도 홀로 다닌다는 귀중한 정보를 넘겨주었다.

'여신을 결코 공연장에 혼자 보내지 않겠어' 
라는 쓸데없는 망상이 뭉게뭉게 피어오를 무렵,
바람돌이에게 전화가 왔다.

"뭐해?"
이런 질문에 '응, 야근해, 바쁘니까 나중에 통화하자'라는 답변을 날렸어야했다.

"여신이랑 담소를 나누고 있어"
이런, 멍청이.
내 대답에 바람돌이가 골똘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어디야? 나도 갈래"
청천벽력 같은 바람돌이의 대답에 아연실색하며 당황하고 있을 때, 
눈 앞에 있는 여신이 물어봤다.

"바람돌이 오빠예요?"
아니라는 대답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네'라고 대답해버렸다.

여신이 대답했다.
"아, 네."
여신의 반응은 '아, 네.'가 끝이었다.
안부 전해주세요, 라든가 같이 식사하자고 하세요, 라든가 생일날 반가웠어요 라는 반응이 아니었다.
고무적이었다.

바람돌이는 끊임없이 나의 위치와 오늘의 계획을 캐물으며 오늘의 계획을 망치고 있었다.
여신에게 물어보았다.
"바람돌이가 오고 싶다는데 불러도 상관없어요?"

"네, 상관없어요. 근데 통금이 있어서 곧 가봐야해요."
다행스럽게도 여신에게는 통금이 있다.
바람돌이 따위가 와도 여신은 컴백홈을 해야한다는 말이다.

난 인심쓰는 척 바람돌이에게 말했다.
"나, 건대 F커피숍이야. 얼른 날라와"

이후 30여분 동안 여신과 난 바람돌이 생일날의 한심한 분위기를 추억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바람돌이는 도착해서 딱 5분 정도 앉아있었다.
과묵한 바람돌이가 여신과 나눈 대화는,
"안녕하세요."
"통금이 있으셨어요?"
"다음에 또 뵈요"
세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신이 오늘을 추억할 때, 주인공은 나다-
바람돌이는 지나가는 행인 #2로 기억될 것이다.





24_ 여신과 '일촌'이 되었다. 여신의 사진첩을 탐독했다. 사진 속의 남자들이 부럽고 미웠다. 무수한 댓글 속에 바람돌이 I군의 댓글도 있었다. 이런, 발빠른 녀석. 눈에 띄는 댓글을 남기고 싶어 고민했다.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아무 말도 남기지 못했다. 오후 9시 33분 

어제 만남의 가장 큰 수확은-
여신과 만나지 않는 순간에도 여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미니홈피 주소를 획득했다는 데에 있다.

머리에 피도 안 말랐던 시절에는, 매일같이 도토리 지름신의 강림을 영접하며 미니홈피에 열정을 쏟아부었었다.
하지만, 요즘은 '사이좋은 친구들'에 대한 내 관심이 많이 꺼져버렸다.
도토리도- 미니홈피도- 기억에서 빛바래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여신의 미니홈피를 방문해보니, 미니홈피에 대한 내 정책을 전면수정해야만 했다.
여신에게 '일촌신청'을 하며,
언제 방문할지 모르는 여신을 영접하기 위해 대공사를 시작했다.

번잡한 홈 화면을 깔끔한 블랙톤으로 리뉴얼하고,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놓았던 프로필에는 '한결 덜 쓸데없는 소리'로 수정하였다.
사진첩도 보기쉽게 카테고리를 정리하였고,
동영상/게시판/방명록은 닫아버렸다.

어느 정도 정리를 끝낸 후 '본격적으로' 여신의 미니홈피를 '관찰'하였다.
여신의 사진첩에는 공개된 몇 장의 사진이 있었다.
'저 멀리서 손 흔들고 있는 여신사진'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공원에서 자전거 타며 손 흔드는 여신사진'
'빨간 공중전화 부스에서 포즈를 잡고 있는 여신사진'
이것만으로도 지구인은 충분히 행복하였다.

오랫만에 몰입하며 사진을 관찰하는데,
요리하는 여신 사진 밑에 충격적인 댓글이 눈에 띄었다.
'바람돌이 : 사진 이쁘게 잘 나왔네'

한 템포 빨리 방문하여 댓글을 남긴 '이럴 때만 빠른' 바람돌이-
순간 질투심과 경쟁의식이 발동한 나는 바람돌이의 한없이 따분한 댓글을 가볍게 농락해주는,
재치가 콸콸 넘치는 댓글을 남겨 여신의 눈에 들고자 한다.

그리고- 난 수시간 보란 듯이 '고민만' 했다.
그리고- 이렇게 하루가 저물어 갔다.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25_ 여신의 싸이를 '훔쳐보니' 여신은 요리+꽃꽂이+자수+피아노+플룻+수영+스키에 능한 인기녀였다. 하지만, 어제 오늘의 나는 훔쳐보기+몰래웃기+썼다지우기+핸폰뒤적이기+혼자상상하기에 완전 능한 찐따남이다. 뭔가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있어 행복하다. 4시간전 

여신이 일촌을 '친히' 수락해주셨다.
이제 나도 여신의 일촌이다.
오늘부터 세상은 두 부류로 나뉜다.
여신과 일촌인 지구인과 일촌이 아닌 지구인.

물론 그래봤자 수백의 일촌 중 하나일테지만,
일촌만이 접근할 수 있는 사진첩의 봉인이 해제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스러웠다.

시간을 들여 한장한장의 사진을 정성스럽게 '스캐닝'하였다.
사진을 보며, 여신에 대한 정보를 'A4용지'에 기억하기 쉽게 적어놓았다.

여신의 요리실력은 여신의 어머님께서 주신 능력이었다.
여신의 어머님은 음식솜씨 좋으시기로 유명한 주부이신데, 큰 행사에서 주로 장기를 발휘하신다고 한다.

여신에게 꽃꽂이는 취미이지만 관공서에서 발주받은 경험이 있고,
자수는 틈틈히 작품활동을 하여 한 폭짜리를 완성하였다.
피아노는 오래전부터 즐겨서 지금은 '사회봉사'로 피아노연주를 한다.
플룻은 여신의 아버님과 함께 하는 취미생활 중 하나이고,
접영하는 사진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수영실력도 상당해 보인다.
지난 겨울 스키장에서 스키타는 모습을 보니 스타일도 참 착하다.

그렇다. 여신은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인기녀였다.
사진마다 깨알같이 가득한 댓글들이 여신의 인기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난...
그저- 초라할 뿐이다.
난 요리도 못하고, 꽃꽂이도 못하며, 자수도 못한다. 게다가 인기녀도 아니다. 응?

사실, 어제 오늘의 나는-
여신의 미니홈피만 들락날락거리며 혼자 키득대고 고민하고 기록하고 정리하는 '변태스러운' 찐따남이었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근데 계속 이러고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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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소년#2::내 목적지는 항상 네 등 뒤 그놈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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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AY 2010

16_ 낭만소년 '민'에게 전화가 왔다. 낭만소년은 며칠간 우리집에서 무전취식을 하겠노라고 선언했다. '유'전취식은 허한다고 했으나 꺼지라는 답변만 들었다. 낭만소년은 밤마다 공포영화를 보는데, 난 귀신이 너무 무섭다. 오늘 밤은 에로영화에 눈뜨게 해줘야지. 오전 10시 14분 


당최 무얼 '컨설팅'하는지 알 길이 없는 컨설턴트 낭만소년은 지방출장이 잦다.
집 밖에서 자면 고생일테지만, 
어째 우리집만은 제 집 드나들듯 다닌다.

오늘도 아주 당당하게 내게 전화를 걸어 방문을 알렸다.
"오늘 밤 8시경 도착예정."

"응? 그... 그래. 저녁은 먹고 올꺼야?"
예의상 물어보았다.

"응, 회사사람이랑 같이 먹을거야."
와이프라도 된냥, 가끔은 서운하기도 하다.
집에 된장찌개 끓여놓았는데... 응?

낭만소년에게 말했다.
"나 감자스낵 격하게 좋아하는건 알고 있지?"

"응, 잊어버리지 않으면 사갈께."
치매 5기인 낭만소년에게 '잊어버리지 않으면'은 안 하겠다와 동일한 말이다.

사실, 낭만소년은 잠버릇이 깨끗하여 동숙하는데 아무 불편이 없다.
코도 안골고, 이도 안갈고, 잠꼬대도 안하고, 뒤척이지도 않고, 차렷자세로 잠들었다가 차렷자세로 일어난다.

하지만, 문제는 낭만소년이 공포영화 애호가라는데 있다.
자기 전에 공포영화를 한 편씩 '때리고' 자는 낭만소년의 버릇은 참으로 괴기스럽다.

낭만소년은 본 공포영화 또 보고, 본 공포영화 또 보고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며 밤마다 식은땀을 흘리고 잔다.
총각이 어두운 방 안에 홀로 앉아, 공포영화를 보며 전율하는 모습은 참으로 변태스럽다.

하지만, '공포영화를 현실과 구분할 능력이 없는' 나로서는 이런 버릇이 곤혹스럽다.
지난 번엔 낭만소년이 미국판 '주온'을 보자고 우기는걸 겨우 말려 이름모를 '호스텔'이란 영화를 봤는데...
난 두시간동안 관광과 납치를 다룬 공포영화에 기겁하며,
일정이 잡혀있던 2박 3일간의 지방여행을 취소해버렸다.

오늘 밤엔 공포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케이블 심야 19금 방송에 내 모든 걸 의탁하겠다.

부탁해요, 19금- 
오늘 밤은 화끈한 걸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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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AY 2010
17_ 낭만소년 '민'은 공포영화를 틀어달라고 외치다가 잠이 들었다. 깨웠다. “더러운 자식, 어서 씻어라.” 씻고 와서 또 공포영화를 외치다가 잠이 들었다. 괘씸했다. '귀신분장'을 하고 깨웠다. '이런, 신발'을 오십번쯤 외치며 도망가다가 자빠졌다. 행복하다. 오후 11시 18분 

저녁 8시에 칼같이 '빈손'으로 방문한 낭만소년.
"혹시 내 감자스낵을 잊은 건 아니겠지?"

낭만소년이 멀뚱멀뚱 쳐다본다.
"무슨 감자스낵?"

다시 한 번 낭만소년의 망각에 경탄을 표할 뿐이다.
"아니야, 그런게 있었어."

(감자스낵 대신) 야식거리를 살 겸, 함께 산책나가 번을 사왔다.
서로 더 많이 먹겠다고 우겨서 공평하게 3개씩 6개를 사왔다.

낭만소년은 집에 오자마자 번 하나를 입에 물고 쏘우시리즈를 틀어내라고 성화를 부렸다.
쏘우 대신 에로영화 '牛(소 우)'를 보자고 했으나, 말도 안되는 농담하지 말라며 퇴짜맞았다.

하는 수없이 이리저리 묻고 찾아 쏘우 5편을 구했다.
"이젠 만족해?"

대답이 없다.
그 잠깐 사이에 낭만소년은 잠이 들었다.

뺨을 후려갈기고 싶었으나, 인정상 뺨 대신 방뎅이를 후려쳤다.
"너를 위해 준비했어."

불을 끄고, 쏘우 5편을 틀었다.
쏘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젠장할' 화면이 한참동안 흘러갔다.
그 사이 낭만소년은 또 잠들었다.

괴기스러운 화면을 얼른 꺼버리고 말했다.
"더럽고 냄새나는 짐승아, 어서 씻고 자라."
낭만소년은 게슴츠레 일어나 두리번거리다가 화장실로 직행했다.

오늘은 이만하면 됐겠지.
웹서핑을 하며 지름신을 영접할 무렵- 낭만소년이 돌아와 공포영화를 보자며 보챘다.
젠장, 다시 불을 끄고 영화를 틀었다.

그리고 5분도 채되지 않아 낭만소년은 잠이 들었다.
이건 나에 대한 도전이리니, 널 처절히 응징해주겠노라.

연극과 뮤지컬에서 분장일을 하는 친구에게서 강탈한 파우더가 생각났다.
얼굴에 '쳐'발랐다.
아이쉐도와 루즈가 없어 살짝 고민하다가 '먹어도 안 죽을 것 같은' 물감을 살짝 발랐다.

불을 끄고, TV 채널을 돌려 푸른색 화면만 나오게 했다.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흠... 흠...

그리고 있는 힘껏 외쳤다.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생각보다 내 목청은 건강했고, 집이 떠나갈 듯 큰 소리가 났다.

낭만소년은 소리에 화들짝 놀라 무거운 눈을 치켜떴다.
눈이 마주쳤다.
찰나의 순간동안 낭만소년은 많은 고민을 하는 듯 했다.

"우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알 수 없는 짐승을 포효를 하며 낭만소년이 벌떡 일어나 '벽 쪽'을 향해 뛰어갔다.
낭만소년은 어두컴컴한 TV 불빛으로 왜곡된 그림자를 잘못 디뎌 이내 자빠져버렸다.

절로 웃음이 샘솟아 나왔다.
"푸하하하하하하"

허둥지둥 놀란 낭만소년은 발을 움켜쥐고 하염없이 다음 말을 되풀이했다.
"이런 신발, 이럽 신발, 이런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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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AY 2010
18_ 새벽에 주섬거리는 소리에 일어났다. 어버이날은 일찍 컴백해야한다며, 낭만소년 '민'군이 검은 양말을 신고 있었다. 잠시 멍한 기분으로 어디서 많이 본 양말이라고 말했다. “응, 그럴꺼야”라고 낭만소년이 말했다. 저건… 내꺼잖아! 이로써검은양말 실종사건 해결! 오후 11시 4분 

어제밤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지, 
낭만소년이 새벽부터 일어나 도망갈 채비를 하였다.
"지금 몇시야?"

낭만소년이 최근에 산 시계를 번쩍이며 말했다.
"6시 30분."

토요일, 이 시간에 일어나는 건 죄악이다.
"도대체 지금 어딜 가려고?"

낭만소년이 '검은 양말'을 신으며 대답했다.
"오늘이 어버이날이야. 잠깐 집에 다녀올께."

가만... 
근데 어디서 많이 본 '검은 양말'이다? 
문양없이 심플하기만 한 내 검은 양말과 닮았다.
"근데 그거 어디서 많이 본 양말이네?"

낭만소년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응, 그럴꺼야."

이런 된장.
오래 전부터 한 켤레씩 없어져, 벼래별 추론과 수많은 음모론을 만들어 냈던 '검은양말 실종사건'!
오늘 드디어 현행범을 잡았다.

잘 들어, 낭만소년.
일단 네게는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어.
묵비권 행사의 권리도 있을거야.
섯불리한 발언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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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MAY 2010
19_ 어제도 자고간, 낭만소년 '민'과의 동거가 끝났다. 낭만소년은 많은 흔적을 남겼다. 일회용 칫솔, 빨레통의 수건, 먹다 남은 빵과 과자, 컴퓨터에 공포영화. 검은 칠판에는 '멍텅구리 숑숑'이라고 써놨다. 그리고 지갑도 두고 갔다. 고맙다, 잘 쓸께. 오후 10시 24분 

주말내내 손님대접 제대로 받고 귀가하신 낭만소년.
깔금과 청결 빼면 자기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하더니,
그에게 정말 아무것도 없는 걸 확인했다.

욕실 안에는 일회용 칫솔이 널부러져 있다.
언제 올지 모르니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다.

빨레통에 평소보다 두배 이상의 수건이 쌓여있었다.
세탁물을 싹 수거하여 세탁기를 돌려버렸다.

먹다 남은 빵과 과자는 다 먹어버리고, (꺼억~)
청소기로 부스러기를 싹 치워버렸다.

컴퓨터에 담겨진 '쏘우 5편'은 미련없이 지워버렸다.
앞에 5분만 주구장창 본 느낌이다.

검은 칠판에는 푸른색 팬으로 '멍텅구리 숑숑'이라고 크게 써있었다.
지울까 고민하다가 이건 맞는 말이라 놔뒀다.

그리고 지갑도 남겨져 있었다.
근데, 고맙게도 연락조차 없다.

지갑 속의 카드는 관심없다.
오직 두둑한 현금에 감사할 뿐이다.
밤 늦게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과 과자거리를 사왔다.

고마워, 잘 먹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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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MAY 2010
20_ 황당한 초대장이 왔다. 시간은 내일 저녁 7시, 장소는 잠실의 모처, 보낸이는 바람돌이, 내용은 바람돌이 생일초대. 생일초대? 이거 뭐하자는거야? 요즘엔 생일파티에도 초대장을 보내는 거였어? 너무 건전해진 바람돌이가 초딩이 되었다. 생일빵으로 맴매+때찌해줄께. 1시간전